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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10년만에 만난 20년지기 친구

by 택시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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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글쓴이 택시입니다.
저는 사실적으로 연락하는 친구는 한명도 없습니다. 흑흑

장사하면서부터 친구들과 멀어지기도 했고 20대중반쯤에 프렌차이즈 술집을 운영했었는데 어느날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찾아와 한 친구가 제 욕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낸 시간들이 있는데 다들 휘둘리지 않겠지 했는데 길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이 제 인사를 씹더라구요.

그때 느꼈죠. '아 얘들도 똑같구나.. 내 얘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그저 같이 휩쓸려서 뒷담화나 하는 얘들이구나..' 현타가 심하게 오더라구요. 그래도 이제까지 자주 만나며 친구라고 서로 챙기면서 잘 지냈는데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같이 휩쓸려 저한테 그런다는게... 그래서 전 전화번호를 바꾼후 친구들과 연을 끊었습니다. 그때 마침 저희 친정이 수원인데 수원에서 하던 가게를 정리하게 되서 저는 가게를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단한번도 그 친구들은 저한테 연락한번을 하지 않더라구요.. 연락할 방법은 있었습니다. 바뀐 연락처를 알고 있는 친구가 있었거든요.참 친구라는게 말 한마디에 그 모든게 없어지는게 부질없게 느껴졌습니다,

얼마전 싸이월드가 다시 열렸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싸이월드에 들어가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그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들이 고스란히 있어서 다신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근데 친언니가 사진첩에 가족사진있는것 좀 스샷 찍어보내줄수 있냐고 카톡을 보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깔게 되었습니다.

깔고보니 빨간색 불이 들어온 이름들이 있더라구요. 이게 뭘까 사실 모르겠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제일 보고싶었던 중학교때 단짝 친구의 싸이월드에 번호를 남겼습니다. 저는 이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페북이나 인스타에 친구 이름을 검색해보고 그랬거든요. 워낙 정이 많이 들었던 친구라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다음날,"내친구 잘살고 있어?" 라는 카톡이 왔습니다. 친구 이름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어서 혹시나 남겼는데 친구가 우연히 봤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반갑고 기쁘더라구요.


그런말이 있잖아요. 진짜 친구는 1년이든 10년이든 언제만나도 어제만난 것같다고 .


진짜 친구랑 3시간은 카톡을 한것 같습니다.
너는 결혼을 했냐 , 너희 꼬꼬마 동생은 어떻게 됐냐고 물으니 벌써 애가 둘인 아빠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푸하하

중학교때 윤선이라는 친구랑 나리라는 친구랑 연락닿은 친구랑 저랑 넷이 정말 똘똘 뭉쳐다녔는데 그때 에피소드들이 나와서 한참 웃었습니다.

친구와 나눈 대화

중학교 시절 그때만 해도 비디오랑 만화책같은 걸 빌려서 볼수 있는 영화천국? 그런 편의시설이 있었는데 친구넷이 모여서 19금 비디오를 빌려서 라면을 먹으면서 봤다가 다들 라면을 토한적이 있어요. 푸하하 근데 더 웃긴건 다음날 비디오 반납일이라 비디오집에서 집이 제일 가까운 제가 가져가게 됐는데 하필 학교에서 소지품검사를 해서 걸렸답니다.
저는 선생님한테 된통 혼나고 무릎꿇고 벌까지 섰습니다...... 흑흑

또 그때 한창 분신사바가 유행이라 넷이 학교에 남아서 분신사바를 했는데 그때 나리라는 친구가 축구선수 이동국선수 팬이였고 윤선이라는 친구는 H.O.T 광팬이였습니다. 자기랑 결혼 할수 있냐고 분신사바 했던게 기억나 둘이서 엄청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또 한번은 넷이서 모여서 맥주3병 마시고 넷 다 취해서 드러눕고 헬렐레 거리면서 한명은 변기만 붙잡고 앉아잇고 셋이서 교복 벗자고 난리쳤던 얘기도 같이 나눴습니다.

신기하더라구요. 꼭 어제 만났던것처럼, 늘상 대화해왔던것처럼, 10년만에 연락이 된 친구와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고.
또 서로에 대해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고양이 키우고 있다고 하니 "너 아직도 동물 많이 좋아하네" 하고 친구가 바로 그러더라구요. 친구는 아직 결혼 전이라고 하길래 저도 " 여전히 사람 만나는게 신중하구나?" 하고 했더니 "역시 친구라서 다 아는구나?" 하더라구요.

참 오랜만에 친구와의 수다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20살때부터 장사를 시작한 저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늘 포기해야 했던 존재였는데 오랜만에 친구와의 수다가 너무 즐거워서 포스팅까지 남기게 됐네요. 이런게 진짜 친구 아닐까요?
친구에 대해 항상 배신감만 남았던 저였는데 정말 오랜만에 친구라는 존재가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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