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쓴이 택시입니다.
우연찮게 가족들과 대화했던 것을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사실 저는 많이 내성적이라 어릴 적부터 혹시 벙어리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소심하고 말수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죠.
초등학교 4학년, 제가 10살 때 1년 내내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맞고 아이들이 지하실에 가둔 적도 있어서 아직도 그 트라우마 때문에 어둡고 컴컴한 곳에 갇히면 공황상태가 옵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오늘 가족들과의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도 나누었고 또 아는 분이 직장 내 따돌림에 대해 상담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쓰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보기 불편하신 분들은 여기서 다시 꺼주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왕따였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아신 건 고등학교 때입니다. 그때 우연찮게 얘기가 나왔고 부모님의 첫마디에 저는 상처를 받았었죠.
"왜 그때 말을 안 했어?"
안 한 게 아니라 안 들어주신 겁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생이 많이 아팠거든요. 어릴 적부터.
늘 부모님은 동생이 먼저였고 영특한 언니를 밀어주셨죠. 부모님에게 몇 번이나 말하려 했고 전학을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귀담아 들어주시지 않으셨죠. 그때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 저를 아프게 할 거라는 걸 모르시더라고요.
안 한 게 아니라 안 들으셨다는 걸 모르시더라고요.
이번에도 가족끼리 얘기하면서 그 얘기가 또 나왔습니다.
저에게는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1년.
그런 거 아십니까? 사람이 너무 많이 맞으면 실신한다는 거.
눈떠보니 양호실이더라고요. 그런 일이 많았죠.
한 번은 아이들이 계단에서 밀어서 떨어졌는데 발목이 너무 많이 부어올라버린 겁니다. 그날도 엄마는 동생을 챙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 꾸중하셨죠. 엄마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전 신나게 맞고 와서 서러운데 말이죠.
넌 너무 피해의식이 심해.
뭘 그리 피해봤다고 그래?
제가 피해의식이요? 알고 계세요? 그 1년의 악몽을.
제가 어떻게 지냈고 얼마나 울었는지.
10살 꼬마에게 얼마나 참혹했는지 알고 있으실까요?
피해의식이라.. 저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입니다.
전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저도 사랑받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저에게 관심 가져주길 원했고 동생, 언니, 그리고 제가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프고 고통받다는 걸 알아주길 바랬습니다.
이 고통에서 부모님이 손 내밀어주길 너무 바랬지만 보지 않는 부모님께 당연히 원망도 했죠. 겨우 10살인걸요.
둘째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언니랑 내가 싸워도 내 탓, 동생이랑 나랑 싸워도 내 탓, 언니랑 동생이랑 싸워도 제 탓을 하시더라고요. 넌 중간에서 뭐했냐고.
그때 부모님이 조금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셨더라면 저에게 이런 트라우마가 남지 않았을까요?
부모님은 또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제 와서 얘기하면 어떡하냐고.. 저는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와서 관심 가지면 어쩌자는 거지?
그때 언니가 알고 저를 괴롭힌 애들을 때려주긴 했지만 전 그날 죽도록 맞았습니다. 자세히 다 쓸 순 없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얘기했을 때 어떻게 그런 짓까지 할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참 사람이라는 게 어린아이 든 어른이든 무섭더라고요. 누군가를 괴롭히기 시작하면 그런 악마가 없더라고요.
지인분도 직장 내에 따돌림 때문에 우울증이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람이...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정말로.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그 사람을 괴롭히고 미워할 권리는 없는 거잖아요.
울면서 전화한 지인에게 울지 말라는 말밖에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게 직장이고 이직을 해야만 벗어날 수 있으니깐요.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다 큰 어른들이 따돌림이라뇨..
그 지인 목소리에, 또 가족들의 이야기에 어릴 적 생각이 나는 게 기분이 가라앉는 걸 느끼겠더라고요.
저희 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는데 야구방망이로 맞으면 얼마나 아픈지 아세요? 미끄럼틀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난간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아픈지 아세요? 수업시간에 뒤에 앉아서 선생님 몰래 압정으로 찔리는 기분 아세요?
하.. 오늘은 지인의 울음에.. 또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옛 생각에 마음이 너무 심란합니다. 혹시 자녀를 두고 계신 분이시면 자세히 자녀를 보세요. 아니 봐주세요.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직장 따돌림하시는 분들 다 벌받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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